나는 태어나서 계획을 세워본 적이 없었다. 그냥 시간 흘러가는대로 어떻게든 되겠지란 생각만 가지고 30여년을 버텨왔던 것이다.
그렇게 살아오니 지금 나에게 남은 것이라곤 빚 뿐.
나 혼자 벌고 계속 갚아나간다면 살 수는 있다. 아직은 멀끔한 외모와 쉬지 않고 일을 해서 이력서 상으로는 평범한 사람에 가까우니까..
하지만 이렇게 살다간 40세가 되기 전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고 뛰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 항상 엄마에게 난 잘 하고 있다고 거짓말 했던 나를 뒤로하고 이실직고하여 모든 상황을 털어놨다.
당연히 돌아오는 말은 이해가 안 된다, 왜 그렇게 사냐, 정신차려라 등등 따끔한 충고와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해주셨다.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하고 싶은 일도, 잘 할 수 있는 일도 없는 것 같아 이 나이 먹도록 계속 빙글빙글 제자리 인생.
우울증이 도진걸까? 엄마는 우울증같은 소리 한다고, 열심히 살 생각 없으니 우울증 핑계댄다고 하셨는데.. 맞는 말 같기도 하고..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곤 순간의 즐거움을 주는 소소한 취미들인 것 같다. 이 취미들을 직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겠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나는 너무 나이가 많지 않은가라는 생각에 빠지면 또 한 없이 동굴 속으로만 들어가게 된다.
다행히 지금 하는 일자리에서 나를 좋게 봐주시지만 사실 이 급여로는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그럼 투잡이라도 뛰어야하나? 투잡 뛰다가 병원비가 더 나오면 어떡하지? 재택 알바는 어떨까? 등등 이렇게 뭘 해보지도 않고 생각만 꼬리 물다가 이내 지쳐서 내 인생 한탄이나 하고 울며 잠든다.
하지만 이제 이렇게 멈춰있기만 할 순 없다. 내가 지켜야 할 부분은 지켜가면서 성실히 살아서 몇년 안에 보란듯이 다 툴툴 털고 새로운 삶을 살아보도록 하자.
그렇다면 지금부터 내가 해야하는 것과,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 생활 패턴 찾기
그동안 침대와 한 몸이 된 내가 변화될 필요가 있다. 아침 저녁 강아지 산책부터 시작하자. 그런다음 방 정리를 하자. 집이 깨끗하면 마음도 깨끗해진다. 그리고 매일 일기형식이든 정보제공이든 상관 없으니 글을 올리자. 나에 대한 기록이 됨과 동시에 앞으로의 방향도 보일 것이니.
- 신앙생활 유지하기
나는 개신교인이다. 어릴 때 부터 교회를 다녔기에 근심,걱정이 있다면 기도하고 성경을 읽으며 마음을 치유했다. 이랬던 내가 코로나 이후 교회를 다니지 않다보니 점점 이 마음을 털어둘 곳이 없었나보다. 마음의 병이 계속 커져만 갔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보자. 제발..
- 재택 부업 찾아보기
반드시 재택 부업을 할 것이다! 가 목표가 아니라 이런 일들을 찾고 시도해보면서 용기를 되찾아보고자 한다. 난 이제 망했어, 아무것도 아닌 인생이야.. 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일을 하면서 나의 자존감도 올리고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늘려보는 것이다.
- 빚 갚기(소비 줄이기)
빚이야 매달 상환하고 있지만 그렇게 갚다가는 정말 몇년간 빚만 갚는 인생을 살 것 같다. 더 체계적으로 중도상환 할 수 있도록 나의 소비를 줄이고 한 푼이라도 빚을 갚는것에 투자하자.
일단 위의 항목들을 유지하면서 내 삶을 살아가보자. 나는 할 수 있는게 많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 이 강점을 살려서 내 인생을 살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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