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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 깃붐의 하루

ADHD 진단 및 치료 시작

by 깃붐 2022.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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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ADHD

내가 ADHD라니! 라는 생각은 없었다. 요즘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면서 워낙 익숙한 병명이기도 하고,

나의 어릴 적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기 때문에 '혹시..?' 하는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다.

다만 티비 프로그램에 나올 만큼의 두드러진 과잉 행동은 없었기에 병원을 가봐야겠단 생각을 일찍 가지지 못한게 아쉬울 따름이다.

 

2022년 1월, 새해를 맞이하면서 병원을 가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고, 출퇴근길에 다니기 나쁘지 않은 병원을 찾아서 두달 넘게 꾸준히 다니며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ADHD를 의심했던 나의 모습들

-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낌

- 흥미 없는 일에는 지나치게 집중력이 떨어짐

ㄴ 한 가지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기가 힘들고 중간중간 다른 것에 한눈 팔게 되고, 1시간이면 끝날 일을 몇 날 며칠을 할 때가 많다. 여러가지의 일을 동시에 조금씩 하게 됨.

- 정리 정돈에 취약함

ㄴ 특히 버려야 할 것과 버리지 않아도 될 것을 정하지 못해서 쌓아두는 버릇이 있음. 쓰레기를 모으진 않음. 공과금 지로 용지, 이제 보지 않는 카탈로그 등등 특히 종이, 문서들을 구분해서 버리는게 힘든 것 같다.

- 충동적 소비 습관에 따라 돈을 모으는 것에 어려움을 느낌 

- 사소한 지적에도 불같이 화가 나는 감정이 생김

 

어렸을 때 부터 있었던 나의 약점들을 위주로 나열해보니 ADHD 자가진단과 흡사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성인ADHD 관련 글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과잉 행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은, 조용한 ADHD의 경우엔 아동 시기에 부모도 알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 치료를 받지 못해 성인까지 이어진다는데, 이런 경우 흔히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감을 느끼거나 공황까지 이어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왜그런지 생각해보니,

나 같은 경우에 학생일 때는 벼락치기로 공부를 해도 어느정도 성적이 나왔기 때문에 늘 반에서 상위권이었지만 대학교를 다니면서는 벼락치기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어 점점 성적이 떨어졌고, 시간 관리를 잘 하지 못해서 늘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는 모습에 회의감을 느끼게 되었었다.

그러다 대학생 때 처음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어릴 때는 똑똑하다고 주변에서도 칭찬하고 친구들이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기도 하는 등 항상 자존감 뿜뿜인 삶을 살다가 알바를 하면서 처음 호되게 지적을 받기 시작했다. 소위 말하는 머리는 좋은데 일머리가 없어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케이스가 나였던 것이다.

그렇게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첫 직장에서부터 늘 지적 받은 점을 고치기 위해 고군분투하였지만 빨리 나아지지 않고 점점 상사의 압박이 심해져서 나중에는 공황장애를 겪기도 했다. 나도 죽겠고, 상사도 나 때문에 힘들어하고.. 결국 퇴사 후 몇개월간 이제 내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이직하여 지금 직장에서 열심히 노력에 노력을 더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 집중력 저하 문제 때문에 가끔 놓치는 일들이 또 발생하기 시작하고, 나 스스로에게 비참함을 느끼며 우울해졌다.

 

아마 많은 성인 ADHD, 그 중에서도 여성 ADHD 직장인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감정일 것이다. 자존감 하락, 자괴감, 공황, 가끔 치매가 아닐까 할 정도로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 기억 등등.. 

 

그래서 나는 치료가 필요함을 인지하게 되었고, 더 나은 나의 미래를 위해 병원을 다니고 있다.

약물 치료를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투여량에 따른 나의 변화를 기록해보고자 블로그에 따로 카테고리를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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